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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치료시대 열리나… 세계 첫 3D 게놈지도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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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은 60세 이상 인구의 1.2%가 걸리는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2040년에는 1420만명의 환자가 발병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파킨슨병 발병과 연관된 656개 유전자를 찾아냈다. 또 이 유전자를 토대로 세계 최초로 파킨슨병 발병 뇌 조직의 단일세포 3차원 게놈 지도를 완성했다. 유전자 조절을 통해 파킨슨병을 환자 맞춤형으로 치료하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AIST는 정인경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엘리에자 매슬리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파킨슨병 발병 뇌 조직의 단일세포 3차원 후성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고 8일 밝혔다. 후성유전체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는 DNA를 의미한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복합 유전질환으로, 95% 이상이 가족력과 무관한 산발적인 형태로 발생한다. 파킨슨병 환자는 중뇌에 있는 '흑색질'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 사멸과 루이소체의 비정상적 응집이 발견된다.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두 질환 모두 정확한 원인 인자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두 질환은 병리학적으로 발생 메커니즘과 병변히 전혀 다르다. 그동안 대규모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 연구가 이뤄져 파키슨병 연관 유전변이들이 밝혀졌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파킨슨병 연관 유전변이는 전체 환자의 22%에서만 설명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유전체 기술과 3차원 후성유전체 기술을 접목해 정상인 13명과 파킨슨병 환자 9명의 사후 중뇌 흑색질에서 11만 여개의 세포를 추출한 후 분석했다. 그 결과 뇌 환경 유지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소돌기아교세포, 미세아교세포 등 신경교세포의 후성유전적 변화들이 3차원 게놈 구조를 통해 파킨슨병 발병에 관여하는 것을 밝혀냈다. 나아가 656개의 파킨슨병 연관 신규 유전자들을 제시하고, 이들 유전자가 어떤 세포군에서 어떤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파킨슨병 발병에 관여하는지 규명했다.

정인경 KAIST 교수는 "후성유전학적 특징들은 파킨슨병의 원인이나 진행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 조절에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향후 진단과 치료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파킨슨병을 유전적 조절 단계에서 재해석하고 환자 맞춤 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지난달 14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