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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핫하다는데 어디에 투자를, 110조로 커지는 이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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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가 뜨는 이유? ‘비용과 효율’

초거대 AI에 주로 이용되는 반도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입니다. 엔비디아가 전 세계 GPU 시장 중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챗GPT도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1만개가 넘는 엔비디아 GPU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과 효율입니다. GPU는 애초 그래픽 처리 용도로 개발돼 음성이나 텍스트 기반 데이터를 처리하면 전력 소모가 많죠.

‘챗GPT’ 열풍으로 AI를 사용하려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풍 이면에는 막대한 운영비가 핵심 이슈입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현재 구글의 검색 구동 비용은 약 0.28센트(약 3.6원)지만, 챗GPT로 검색하면 이보다 7배 많은 2센트(약 26원)가 든다고 합니다. 현재 전 세계 챗GPT 이용자가 1억명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챗GPT로 한 번씩만 검색해도 구동 비용이 적어도 200만달러(약 26억원)가 드는 셈입니다.

 

GPT와 같은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등 AI 기반 고도화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운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빅테크가 GPU보다 전력을 적게 쓰고 연산처리 속도가 빠른 AI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죠.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4억달러(약 57조원)에서 2026년 861억달러(약 112조원)로 4년 새 두 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2030년에는 시스템 반도체 중 30% 이상을 AI 반도체가 차지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
AI 출사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콘퍼런스인 ‘GTC 2023’에서 AI 기업들이 물리적인 컴퓨터 설비 없이도 초거대 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 DGX’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슈퍼컴퓨터 구독 서비스입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 핵심 기업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슈퍼컴퓨터를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AI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죠. 엔비디아는 이날 개별 기업이 AI 기술을 필요한 만큼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도 함께 출시했죠. 생성형AI 생태계 경쟁이 시작된 만큼 이 분야에서 신규 개발업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동안 AI 기업들은 자체 서버를 구축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모델을 개발해왔는데요. 가령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GPT-4에 엔비디아의 GPU(A100) 1만개를 활용했죠. 엔비디아는 앞으로 3만2000개에 달하는 GPU 칩, 저장장치, 소프트웨어 등을 묶어서 제공할 예정입니다. 가격은 월 3만6999달러부터 시작합니다.

또 이날 엔비디아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초거대 AI를 구축해 이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나 공개 소스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합니다. 개발 능력이 부족한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직접 초거대 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전략이죠. 회사가 보유한 반도체 역량을 중심으로 AI 생태계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가 읽힙니다.

 

AI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멉니다. 초거대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반도체의 영향력이 주요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혁신전략정책연구소와 클래리베이트가 발간한 ‘2023 글로벌 AI 반도체 혁신경쟁’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은 AI분야 세계 발명·특허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비중은 5%에 그쳤죠. 보고서는 “국내 대학들의 AI 반도체 연구 논문은 특허 인용과 상용화 관점에서 영향력이 상당히 저조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진우 카이스트 초빙교수는 “이같은 영향력 격차는 가면 갈수록 더 벌어질 수 있어,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선두 그룹을 따라잡을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I반도체 시장은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들도 활발하게 진출하는 것이 최신 트렌드입니다. AI반도체 구조는 기존 CPU 틀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필요하고, 전 세계 많은 스타트업들이 뛰어난 설계 능력을 가지고 이 분야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미 50여개 이상의 스타트업들이 AI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구글, 아마존, 텐센트와 같이 그 동안 반도체 산업을 하지 않던 다수의 기업들이 이 분야에 진출하는 추세입니다. 이들 기업은 AI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자사의 응용 분야에 특화한 AI반도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이 기존의 반도체 시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새롭게 열리는 AI반도체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판이 열릴 수 있다는 얘기죠. 보고서는 “인수합병(M&A)가 사업 성장의 엔진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수많은 스타트업 인수와 기업들간의 합병 등 짧은 시간에 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의 AI 반도체 발전 방향으로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국가전략 수립 △글로벌 공동 연구개발 △AI반도체 스타트업 육성 △비전통 반도체 기업과의 융합적 협력 △응용 분야 발굴 등을 꼽았습니다.

우선 AI반도체 분야의 생태계적 관점에서 대학과 산업,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의 상호 협력적인 혁신 생태계 구성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우수한 인재를 유연하게 흡수할 수 있도록 글로벌 차원의 공동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AI반도체 분야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어느 한 기업이나 대학이 이런 다양한 분야의 기술혁신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새로운 첨단 분야를 연구하는 전 세계 대학, 기업들과 전략적으로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죠. 아울러 보고서는 AI반도체 스타트업의 적극적인 육성과 기존 반도체 기업 뿐 아니라 비 반도체 기업들이 빠르게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과의 융합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AI반도체는 국가 산업 전반의 핵심 기술입니다. KAIST 혁신전략 정책연구소의 연구진, 국내 AI 반도체의 전문가, 그리고 해외 하버드와 와세다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보고서 집필진은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 AI반도체 산업의 육성과 기술혁신 생태계 구축에 우선 순위를 두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고언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