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 life

다이어트용 인공감미료가 심장병 위험 높인다

728x90

다이어트 식품에 많이 쓰는 인공 감미료가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당뇨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인공 감미료를 멀리하라고 권고했지만, 인공 감미료 대신 다시 설탕을 쓰면 오히려 건강에 더 나쁘다는 반박도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병원의 스탠리 하젠 박사 연구진은 2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널리 쓰이는 인공 감미료인 에리스리톨(erythritol)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에서 4000명 이상을 조사한 연구에서 혈중 에리스리톨 농도가 높으면 심장마비와 뇌졸중,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동시에 동물실험에서 혈액에 에리스리톨을 추가하면 혈소판 활동을 증가시켜 혈액이 엉기고 굳어 혈전이 생겼다고 밝혔다.

심장병 위험 2배, 동물실험에서 혈전 유발


에리스리톨은 당알코올의 일종으로, 인체에서도 합성된다. 식품업체에서는 옥수수를 발효시켜 만든다. 단맛이 설탕의 70% 정도이다. 설탕처럼 몸에서 분해되지 않고 혈액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돼, 저칼로리,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식품에 널리 쓰이고 있다. 에리스리톨이 들어있는 무설탕 식품은 비만이나 당뇨 같은 대사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칼로리 조절 식단으로 권장된다.

문제는 대사질환을 가진 사람은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인공 감미료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높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1157명의 건강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에리스리톨이 심장질환 위험과 가장 관련이 높은 물질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어 미국인 2149명과 유럽인 859명을 대상으로 각각 진행된 다른 연구 결과를 통해 에리스리톨 섭취량이 가장 많은 사람들은 가장 적은 사람보다 심장마비와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두 배나 높은 것을 확인했다.

에리스리톨이 심장질환 위험을 어떻게 높이는 지도 확인했다. 하젠 박사 연구진은 생쥐 실험에서 에리스리톨이 혈전 위험을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 심장마비와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혈관에서 혈전에 생기면서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자원자 8명에게 에리스리톨이 30g 들어있는 음료수를 마시도록 했다. 이는 손에 들어오는 1파인트짜리 아이스크림에 들어있는 양에 해당한다. 혈중 감미료 농도는 4마이크로몰에서 6000마이크로몰로 급증해 몇 시간 동안 유지됐다. 하젠 박사는 “확실히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있는 중년이나, 관상동맥 질환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 다른 심장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제품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공 감미료 대신 설탕 쓰면 더 위험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인공 감미료 사용을 재고할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톰 샌더스 석좌교수는 이날 사이언스미디어센터가 배포한 전문가 논평에서 “이번 연구의 핵심 발견은 혈중 에리스리톨 농도가 고위험 환자의 심혈관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며, 별도의 검증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의 스콧 시몬 교수도 스탯(STAT)지 인터뷰에서 “다른 연구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에리스리톨은 섭취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혈장에서 혈소판 활동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연구 결과 때문에 인공 감미료를 멀리하고 다시 설탕으로 돌아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영국당뇨협회의 대변인인 듀안 멜러 애스턴대 의대 교수는 “대부분 사람은 혈전 실험에서 투여한 것과 같은 양을 섭취하지 않는다”며 “이번 결과가 사람들이 인공 감미료가 들어있는 식품이나 음료를 끊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 오히려 설탕 섭취가 늘어나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호주 멜버른 공대의 올리버 존스 교수도 사이언스미디어센터에 “이번 결과가 추가 조사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지만 그렇다고 아직 인공 감미료를 버리지는 말아야 한다”며 “에리스리톨 과도 섭취로 생길 수 있는 위험은 과도한 설탕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실질적인 건강 위험과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