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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공격적 M&A로 IP 내재화…네이버, 동맹·협업으로 생태계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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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하이브를 제치고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경영권을 쥐게 되면서 국내 양대 플랫폼 사업자인 ‘네카오(네이버·카카오)’ 간의 지식재산권(IP) 확보 경쟁에서 카카오가 몇 걸음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카카오가 콘텐츠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체 IP를 확보 중인 반면 네이버는 비교적 리스크가 낮은 지분 투자나 상호 협업을 바탕으로 IP를 확보 중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 역시 2021년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한 IP 생태계 확장도 꾀한 만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추가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양대 플랫폼의 콘텐츠 분야 매출에서 카카오가 네이버를 크게 앞서고 있다. 실제 지난해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3조 3368억 원인 반면 네이버는 1조 2615억 원에 그쳤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음악·웹툰·웹소설·기획사 등 54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사 소속 연예인도 아이유를 비롯해 아이브·이병헌·박서준·공유·현빈·송승헌 등 ‘한류’를 대표하는 최정상급 아티스트가 즐비하다. 음원 업계 1위 서비스인 ‘멜론’ 또한 카카오 소유다.

다만 성장세를 비롯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과 투자 대비 수익성 등을 감안하면 카카오의 한계도 분명하다. 카카오의 지난해 콘텐츠 부문 매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는 게임으로 콘텐츠 전체 매출의 33%가량인 1조 1095억 원을 차지한다. 반면 네이버는 2013년 NHN엔터테인먼트와 분리된 후 게임 관련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다. 게임 부문을 제외하면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이 네이버의 2배가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여기에 여타 콘텐츠 부문의 수익성 또한 카카오가 네이버에 비해 낫다는 평가를 받기 힘든 상황이다. 카카오가 지난해 894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음원 부문은 2016년 1조 8743억 원을 들여 인수한 멜론의 공이 크다. 카카오의 음원 부문 영업이익률 등을 감안하면 멜론을 보유했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네이버는 기존 ‘네이버뮤직’을 ‘바이브’와 통합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1년 새 네이버의 콘텐츠 부문 매출 성장률이 카카오를 압도한다. 네이버의 지난해 콘텐츠 부문 매출액은 1조 2615억 원으로 2021년(6596억 원)의 2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 성장률은 15%가량에 그친다.

협업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의 엔터테인먼트 분야 IP 확보 전략은 6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네이버는 2017년 1000억 원가량을 투자해 YG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2020년에는 SM엔터 관계사인 SMEJ Plus와 미스틱스토리에 1000억 원을 쏟아부었다. 여기에 2020년 CJ ENM 주식(1500억 원)과 스튜디오드래곤 주식(1500억 원) 등 CJ그룹사 주식 총 6000억 원가량을 취득하며 IP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기도 했다. K팝과 웹툰 간의 ‘시너지 전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1년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에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브이라이브’를 양도하는 대신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의 지분 49.0%를 취득하며 하이브와 동맹을 맺은 바 있다. 이후 네이버는 BTS 등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을 공개하며 IP를 확보해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네이버의 IP 생태계 전략에도 불구하고 이번 SM엔터 경영권 인수로 콘텐츠 분야에서 카카오의 우위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탄’이 충분한 카카오가 추가 IP 확보에 나설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조 7943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카카오엔터는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등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1조 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카카오가 SM엔터 경영권 확보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금액은 최대 1조 2500억 원 수준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기존 포털·플랫폼 분야의 압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분야 선두권 사업자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안정적인 IP 확보전략을 펼친 반면 카카오는 IP를 내재화하는 공격적 방식을 통해 이른바 ‘한국판 디즈니’를 꿈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네이버 역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 등을 통해 성장성이 높은 콘텐츠 분야에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IP를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에 양대 플랫폼 업체 간 경쟁이 더욱 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