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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과학자 해외 활동 활발해지는데...한국은 여전히 ‘남녀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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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년간 직장을 얻거나 학술 활동 등 경력 개발을 위해 자국을 떠나 해외에서 일하는 과학자의 성별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은 해외로 나가는 과학자 가운데 남성이 여성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9일(현지 시각) 옥스퍼드대 사회학 연구진이 과학자들의 국제 이동을 분석한 결과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국가를 이동하며 성별간 차이가 줄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격차가 큰 국가 중 하나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27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공개됐다.

2022년 유네스코에 따르면 여성 과학자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각국 과학계에서는 평등과 형평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리 천장’은 남아있다. 2016년 유럽연합(EU)의 28개 회원국의 학술 직책 중 41%가 여성 과학자로 채워졌으나 네덜란드,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선 여전히 고위직의 20% 이하를 차지하고 있다. 노벨 과학상도 여성 과학자의 수상비율이 10%가 되지 않고 한국의 경우 한국과학상, 한국공학상에서도 여성 비율은 3.4%, 0%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여성 과학자가 국제적으로 일한다면 성별 격차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과학자의 국제적 이동은 교류 네트워크를 확장할 뿐 아니라 국제 연구에 협력하며 경력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최근 20년 동안 과학자의 국제 이주 현황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세계 최대의 초록 인용 데이터베이스인 스코푸스(SCOPUS)에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올라온 3300만 건 이상의 출판물을 조사했다. 출판물을 작성한 연구자의 성별을 식별하고 이름과 소속 기관에 따라 구분해 과학자들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그 결과 대부분 국가에서 남성 과학자가 여성 과학자보다 더 많이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7년 사이 논문을 출판한 여성 과학자의 수는 170만 명으로 1998~2002년의 70만 명보다 약 2.5배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그만큼 국가를 이동한 여성 과학자도 2만 9000명에서 7만 9000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 과학자의 이주 비율은 여성 과학자보다는 느리게 증가하며 성별 간 차이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파키스탄과 함께 성별 간 이주 비율의 격차가 가장 큰 국가로 나타났다. 인구진은 “가족이 있는 여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처럼 여성 과학자가 해외로 갈 기회가 적어 성별 차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과학자들의 출신 국가와 목적지 국가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지만 국가의 범위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좁게 나타났다. 성별에 관계없이 과학자들이 가장 많이 이주하는 국가는 미국으로 나타났다. 하이케 욘스 영국 러프버러대 지리학과 교수는 네이처에 “여성 과학자들은 과학 분야에서 여성을 장려하는 정책과 양성 평등이 더 자리잡은 국가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과학자의 국제 이주에서 나타나는 불평등이 양성평등한 과학 정책과 그 영향을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욘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계약직과 정규직 연구원을 구분짓지 않았다”며 “더 자세히 데이터를 분석하면 학계의 불안정성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