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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언론의 종말과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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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죽었다. 사인이 뭘까. 현장엔 기자보다 네티즌이 앞서 있다. 산불,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나 교통사고 등 각종 사건·사고엔 독자들이 빠르다. 스마트폰 사진, 영상 촬영과 실시간 업로드를 통해 알린다. 사진, 영상이 모든 것을 말하니 취재가 필요없다. 진실에 늦으니 성향보도에 치중한다. 언론사와 강성 독자, 광고주 이익을 위해 뉴스가 흐른다. 고객을 만나려면 OTT, 뉴스포털 등 검색플랫폼에 줄을 서야 한다. 시청률, 조회, 구독경쟁은 고객 불신을 가져온다. 광고수익은 내리막길을 걷는다. 초연결, 디지털시대에 국민은 언론 도움없이 스스로 알 권리를 충족한다.

지상파방송 뉴스는 직접 시청자를 만나지 못한다.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려 주파수를 찾던 시대는 예전에 끝났다. 종합편성채널 뉴스도 마찬가지다. IPTV·케이블TV 등 유료방송 플랫폼에 의존한다. 그것도 옛날이다. 시청자가 셋톱박스에 의존하는 유료방송을 외면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조차 검색플랫폼에서 1인 미디어와 어깨를 서로 밀치는 신세로 전락했다.

신문은 어떤가. 종이에 인쇄된 뉴스의 시큼한 냄새를 맡은 지 오래다. 은행, 증권사 책상에 가지런히 놓인 것이 전부다. 노신사의 손에 쥐여 전철을 오가는 것이 전부다. 중장년, 청년은 종이신문을 잊었다.

언론의 신뢰가 추락한 자리에 가짜뉴스가 머리를 내밀고 있다.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이익이면 진짜뉴스, 불이익이면 가짜뉴스다. 폐해는 가짜를 진짜로 믿게 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를 믿을 수 없게 하는 세상이 더 무섭다. 불신은 공동체를 해체한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하면 언론에 도움이 될까. SNS 등 소셜미디어, 웹사이트, 보도자료, 해외보도, 논문 등 '가져오기' 중심의 기사 작성은 쉬워진다. 이미지 생성, 표 만들기, 시각화 작업에도 도움이 된다. 정보검색, 동향, 추세, 여론분석에도 쓸 수 있다. AI 증권 뉴스, 일기예보가 그것이다. 지금까진 밋밋한 기사만 만들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 모든 언론사가 AI를 이용하면 어떻게 될까. 비슷비슷한 언론이 되지 않을까. 새벽과 어둠을 뚫고 현장을 달려 취재하고 행간을 읽어 분석, 논평하는 기사와 분명 차이가 있다.

AI는 학습을 위한 중요한 데이터로 뉴스가 필요하다. 뉴스 저작권에 관하여 제 값을 받을 수 있을지 문제다. AI 산업 발전을 위해선 뉴스를 제공해야 하지만 최소한의 대가도 받지 못한다면 AI에 예속될 위험이 있다. 같이 살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시대, 언론은 부활할 수 있는가. 언론사별로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핵심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사회의 아픔을 진단하는 의사여야 한다. 검색플랫폼이 찾지 못하는 뉴스를 발굴해야 한다. 고객 가치를 높여 비쌀수록 더 찾는 명품 언론이 되어야 한다. 네티즌보다 현장에 더 빨리 갈 수 없다. 언제든 제보 받을 수 있는 끈끈한 유대를 가진 국민 기자단을 가져야 한다. 언론사가 신뢰를 회복하면 가짜뉴스는 사라진다. 팩트 체크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종이신문도 포기할 것이 아니다. 온라인신문이 스크린골프라면 종이신문은 숲속의 골프장이다. 수준에 맞는 고급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뉴스 분석과 해설에 공을 들여야 한다. 뉴스로 기업의 핵심 리스크를 진단, 해결책을 제시하는 컨설팅 언론사를 지향해도 좋다. 독자는 디지털로 떠났다. 원망하며 돌아오길 기도한다면 언론이 아니라 미신이다. 스스로 사망선고를 내리고 디지털 감각의 새 언론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