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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트 시술받은 협심증 환자, 혈전 억제 치료 '3개월'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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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운동할 때 흉통이 발생하는 협심증이나 급성으로 혈류가 차단돼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이런 질환의 환자들에게는 협착된 혈관을 넓히기 위해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하는데, 국내에서만 매달 4000여명에 이르는 환자들이 시술을 받는다.

하지만 재협착의 위험을 크게 낮춘 약물용출 스텐트는 대신 혈전(핏덩이)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약물용출 스텐트 삽입 후에는 항혈소판제 2가지 조합을 12개월 가량 투약한다. 그러나 이는 멍이 드는 것부터 뇌출혈에 이르기까지 또, 다양한 출혈 부작용 위험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두께를 줄인 3세대 약물용출형 스텐트가 도입됐다. 3세대는 약물을 스텐트에 입히는 데 사용한 폴리머의 성질이 개선되거나 아예 폴리머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스텐트 혈전증의 위험이 크게 감소하게 됐다.

연구진은 이 약을 너무 오래 투약한다는 점에 주목했는데 그간 12개월간 투약했던 항혈소판제를 3~6개월만 먹어도 치료효과가 동등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환자의 치료 편의성을 높이고, 의료진에게도 자유롭고 다양한 선택권을 준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김효수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국내 33개 기관에서 2016~2021년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 2013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임상 연구(HOST-IDEA)를 진행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3세대 스텐트 도입에 따라 12개월에 걸친 이중 항혈소판제 투약 기간을 3~6개월로 줄여도 치료 효과나 안전성 면에서 문제가 없으리란 가설을 세운 뒤 2013명의 환자들을 항혈소판제 투약 기간에 따라 △3~6개월 단기투약군(1002명) △12개월 장기투약군(1011명)으로 나눠 분석했다.

1차 평가 지표인 순 유해 임상사건(Net Adverse Clinical Events, NACE:심장 관련 사망, 심근경색, 혈관재개통술, 스텐트 혈전증, 주요 출혈의 종합) 발생률은 3~6개월 단기투약군, 12개월 장기투약군이 각각 3.7%, 4.1%로 차이가 없었다.

또한 2차 평가 지표 중 질환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목표병변실패(Target Lesion Failure, TLF: 심장관련 사망, 목표혈관 심근경색, 목표병변 혈관재개통술의 총합) 발생률은 3~6개월 단기투약군, 12개월 장기투약군이 각각 2.4% 대 2.5%였다.

다른 2차 평가 지표 중 항혈소판제 투약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주요 출혈 사건 발생률도 각각 1.5% 대 1.9%로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 삽입을 받는 환자들이 3~6개월의 단기간 투약한 후 단일 항혈소판제 치료로 전환해도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충분함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를 사용했을 때, 단기간 대 장기간 이중 항혈소판제 투약을 비교한 최초의 대규모 임상 연구"라며 "특히 상용화된 스텐트 중 금속망이 섬세하고 가느다란 3세대 스텐트를 사용할 경우, 이중 혈소판억제제를 3개월의 짧은 기간만 투약해도 충분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환자의 치료 편의성을 높이고, 의료진에게 자유롭고 다양한 처방 옵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국제 진료지침 개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