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대사관 파티에 잠입해 작전을 수행중인 특수요원들. 안경에 각종 정보가 왔다갔다하고 사람을 인식해 누구인지 알려준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보내고 바로 안경에 표시된다. 1996년 개봉된 '미션임파서블'의 한 장면이다. 이후 많은 첩보영화나 SF(공상과학) 영화에서는 안경과 손목시계를 통해 다양한 정보활동을 벌이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입는 웨어러블 컴퓨터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구글 글래스와 함께 스마트워치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물론 구글, 애플 등 전세계 주요 IT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수십년전부터 군대를 중심으로 개발되기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안경, 손목시계 등 자주 쓰는 기기와 합쳐진 융합기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에 스마트 시계 '갤럭시 기어'의 상표와 디자인을 출원, 등록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청에 갤럭시 기어를 출원하면서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분류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기어가 손목시계 형태의 디지털 기기로 인터넷 접속 및 전화, 이메일, 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스마트 손목시계 디자인 특허도 출원해 등록하기도 했다. 등록된 디자인은 손목에 감아서 사용가능한 휘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탄성 소재의 본체로 이루어져 손목에 감거나 디스플레이 부분을 펼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허청에 등록된 삼성전자 스마트 워치 디자인 / 사진제공=특허청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를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노트' 시리즈처럼 전략 제품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다음 먹거리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래전부터 스마트워치를 고민한 것을 장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1999년 첫 시계형 휴대폰인 '워치폰'을 내놓았고 2009년에는 '울트라 슬림 워치폰'을 프랑스에 출시했다.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올해초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시계형 제품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를 스마트폰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보다 작은 화면을 지니고 있어 단독으로 여러가지 기능을 구현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스마트워치에 블루투스 등을 내장할 것이란 예상도 스마트폰과의 연동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만의 DNA로 (스마트 워치도) 시작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음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국제가전전시회)에 앞선 4일 '삼성 언팩 에피소드 2013'에서 스마트워치를 공개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0월 27~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스마트워치를 선보일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다만 특허청에 등록한대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스마트폰을 시판용으로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내외부에서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아서다.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 역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대해 "먼 얘기"라고 말했다.

팬택 베가워치 / 사진제공=팬택

스마트워치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LG전자,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애플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LG전자는 'G와치'라는 상표를 등록했고 팬택은 대학생들로 구성된 '디자인 커뮤니티'가 디자인한 스마트워치를 공개한 바 있다. 팬택은 모든 상품기획을 디자인 컨셉트를 잡는 것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조만간 스마트워치를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스마트워치 '아이워치'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워치를 개발하기 위해 제품 디자이너와 마케팅 관계자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특별팀을 꾸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이워치 상표권 선점에서 나섰다. 일본과 대만에 이어 국내에서도 아이워치 상표등록을 신청한 것.

스마트워치와 함께 주목받는 웨어러블 컴퓨터는 안경이다. 구글은 시제품은 아니지만 구글글래스를 내놓았다.

구글글래스는 말로 간편히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안경에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킬 수 있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구글나우도 지원한다. 구글은 "묻지 않아도 답을 준다"고 설명했다. 미션임파서블에서 톰 크루즈가 연기한 이단 헌트가 지닌 안경 또는 렌즈와 닮았다.

LG전자도 'G글래스' 등 안경형 웨어러블 제품에 대한 상표를 등록하는 등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구글글래스가 실제로 상용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가격이 너무 비싸고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사생활 침해와 포르노 영화제작에 활용될 것이란 예상은 대표적인 예일 뿐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구글글래스, 스마트워치가 얼마되지 않아 상용화될 것이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대중화하는데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