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의 미래를 약속하며 행복한 키스를 나누는 신혼 부부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흐뭇한 광경일 것입니다.
그런데, 부부가 될 두 사람이 만일 같은 성염색체를 가졌다면,
당신은 여전히 축복의 미소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
암스테르담에서 각각 원주민과 탐험가의 복장을 한 동성 커플이 결혼식을 마치고 키스하는 장면.
8월1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게이 프라이드 커넬 퍼레이드
( Gay Pride Canal Parade)'가 열렸습니다.
위 사진 속 커플을 포함해 모두 다섯 쌍의 미국인-네덜란드인 동성 커플
(게이, 레즈비언)이 암스테르담 시장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는군요.
욥 코헨 시장은 네덜란드 최초의 동성 결혼식에서도 주례를 선 바 있습니다.
이 행사는 동성애자들의 인권 운동과 함께 미국 내에서의
동성 커플 혼인 합법화를 촉구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수십만명의 동성애자들이 축제 기간 동안 암스테르담에
모여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서의 '혼인'을 자신들에게도
허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01년 최초로 합법적 혼인에서
'성별'의 차별을 없앴습니다.
즉, 남자건 여자건 트랜스젠더건, 누구나 성별을 초월해
자신이 원하는 상대와 결혼을 하면 법적으로 인정을 해준다는 것이지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네덜란드인이
동성 결혼 합법화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결혼식 중 서로에게 반지를 끼워주는 동성 커플
네덜란드는 워낙 리버럴한 분위기로 유명한 나라지요.
안락사 허용, 동성결혼 합법화,
대마초 소지(일정 분량 이하일 경우) 허용 등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서로의 다른점을 간섭하지 않으려 합니다.
최근 네덜란드 관광청에서는 심지어 "누구나 암스테르담에서는
게이(Everyone’s Gay in Amsterdam)" 라는 홍보 문구를 내세우기도 했는데요.
동성애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도시의 명성을 전혀 꺼려하지 않고
오히려 관광산업에 '활용'하려는 유연함이랄까요.
하지만, 겉보기에 '쿨'해보이는 관용 뒤에도 어두운 부분은 숨어 있습니다.
지난해 암스테르담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동성 결혼에 찬성한다는
겉으로의 자세와 달리, 마음 속으로는 동성애를 혐오한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경찰에 보고되는 안티-게이 폭행사건은 한해 70건 정도.
과거보다 게이에 대한 폭력 사건이 줄어든 듯 보이는 것은
아예 경찰에 신고가 안 되기 때문일 뿐,
여전히 안티-게이 분위기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다수의 설문 응답자들은 "게이들이 타인에게
동성애자 티를 내지 않고 조용히 지낸다면 용인할 수 있다"는
정도의 '관용'만 갖고 있었다는군요.
즉, '면전에서 내 속을 거북하게 만들지만 않는다면 너희들끼리
뭘 하건 상관 않겠다'정도의 자세인거죠.
사실 동성 결혼은 단순히 동성애자의 인권 보장을 넘어,
'혼인'이라는 오래된 문화 자체에 대한 개념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이제껏 인류는 남성-여성이 결합하여 자손을 낳아
세대를 진행하는 것을 '결혼'의 역할이자 목적이라고 규정해왔으니까요.
만일 이 컨셉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쪽에 합의한다면,
동성 결혼 합법화는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이제 결혼과 가족의 개념이 과거와는 달라졌고,
결혼은 '종족 보존이 아닌, 사랑하는 이들이 서로를
파트너로 맞이했음을 사회가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한다면,
당연히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이와 결혼할 권리가 있겠지요.
위에서 언급한 네덜란드대학 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적,경제적으로는 개인의 자유와 개방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는 현대사회지만, 아직까지 결혼,
아니 번식에 대한 문제만큼은 보수적일 수 밖에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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