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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cence

플렉서블 신세계 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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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휴대폰 화면을 버튼이 아닌 터치로 조작할 수 있을까 상상했던 적이 있다면,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됐다. 휘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휴대폰을 돌돌 말아서 호주머니에 넣는다거나, 이를 꺼내지 않고도 착용하고 있던 시계를 이용해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봤는가. 이는 곧 김대리가 살게 될 세상이다.

# 직장인 김대리는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헐레벌떡 출근길에 오르다가 ‘아뿔싸!’ 손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화면이 깨졌을 법도 한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덕분인가, 멀쩡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휘는 탄력성을 지닌 디스플레이는 떨어져도 깨지지 않는 유연함을 자랑한다. 기존 LCD나 OLED보다 가볍고, 얇아져 양복 주머니에도 쏙 들어간다. 디자인의 제약이 없어 질리지도 않는다. 예전에 통화를 하면서 지하철을 급하게 타다 휴대폰을 떨어트려서 위약금 50만원을 지불해야 했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디스플레이의 진화가 덜렁대는 김대리의 위험부담도 크게 줄여준다.

드디어 출근 완료. 김대리는 광고회사에 다닌다. 최근 투명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면서 광고업계에도 변화가 불었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투과도를 가지는 패널을 사용해 투명한 유리처럼 보이는 디스플레이에 다양한 정보를 나타낼 수 있다. 쇼윈도, 냉장고 도어, 광고판, 공공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공간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특징 덕분에 업계에서 활용도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LCD를 기반으로 한 투명 디스플레이의 경우, 빛을 내기 위해 백라이트와 편광판, 필름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투과율이 낮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다행히도 최근 스스로 빛을 발하고, 투명한 특성을 지닌 OLED 기반의 디스플레이가 나와 상용화되고 있다. 오늘 저녁 김대리는 한 전자 기업의 쇼윈도에 들어갈 광고를 위한 미팅 스케줄이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말거나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나오면서 대면적 디스플레이를 휴대할 수 있게 된 점을 토대로 이동식 광고 이벤트를 제안할 예정이다. 또한 생활의 모든 벽면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광고에 이용하는 마케팅을 구상 중이다.

웨어러블(wearable) 스마트 기기에 적용된 디스플레이의 진화로 김 대리는 머지않아 스마트폰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볼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경과 시계, 옷, 신발 등 몸에 착용할 수 있는 제품에 PC의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워치’는 플렉서블과 투명 디스플레이가 결합해 손만 움직이면 여자 친구가 좋아할 만한 맛집 검색, 길 찾기,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다.

OLED를 기반으로 한 디스플레이 혁명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앞서 상상해봤던 김 대리의 삶이 현실화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OLED는 LCD처럼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더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고, 형태 변화가 가능하다. 이 같은 OLED의 특성을 응용해 플렉서블·투명 디스플레이가 개발됐다. 아울러 두 디스플레이의 특징을 활용해 몸에 착용한 안경, 시계 등을 이용한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도 곧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디스플레이뱅크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양산이 올해 스마트폰용 20만 대를 시작으로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패드용 플렉서블은 내년에 약 5만 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5인치대 풀HD 해상도의 얇고 깨지지 않는 디스플레이가 연내 생산된다. 수율이 올라가면 내년부터는 크기를 키워 스마트패드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깨지지 않는 모바일기기나 웨어러블 컴퓨터에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다.

이처럼 새로운 혁명의 시대를 여는 중심에는 디스플레이가 있다. 몇 안 되는 디스플레이 업체의 선전에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LG디스플레이가 선도할 미래 혁명은

LG디스플레이는 OLED, 3D,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의 차세대 미래기술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TV, 노트북, 모니터, 모바일 등 회사의 모든 제품군에 신기술을 적용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발전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플라스틱 OLED를 양산한다. 이 제품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초기 단계로 유리 대신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 충격에도 잘 깨지지 않는다. LG전자가 이 패널을 채용한 스마트폰을 4분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깨지지 않는(Unbreakable)’, ‘구부릴 수 있는(Benable)’, ‘돌돌 말 수 있는(Rollable)’, ‘접을 수 있는(Foldable)’순으로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용화를 앞둔 제품은 첫 번째 단계로 두 번째에서 네 번째 단계로 발전해나가면서는 접거나 돌돌 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나올 수 있다. 안경, 시계, 의류, 신발 등에 적용되는 웨어러블 기기도 등장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응용 가능한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군용이나 의료기기에 적용될 수 있고,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사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일상에서 많은 제품과 공간을 대체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는 내다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혁명 시대, LG디스플레이는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관계자에 따르면 우선 TV용 패널은 디스플레이 양옆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보완하는 IPS(In-Plane Switching) 기술 등 회사를 대표하는 첨단 기술이 채용된 차별화된 제품군의 판매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스마트폰과 같은 중소형 패널에서는 중국 시장을 중점 공략한다는 전제 아래 고가형, 중가형, 보급형폰 각각에 최적화된 기술·제품을 개발해 다원 전략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연구소에서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의 기술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 플라스틱 기반의 OLED 제품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대형 TV용 OLED 패널의 성능 개선이나 투명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 개발도 한창 진행 중이다.